신영복 선생님의 담론. 길게 할 말이 없다. 책 자체가 고전에 대한 생각이고 고찰이며, 통찰이다.

한문과 고전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인 나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져서 때로는 한 챕터를 두어번씩 읽은 것 같다. 한 페이지를 처음부터 다시 읽은 적도 있고.
읽는 데 속도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은 집중하고 있지 못한다는 뜻이거나, 번역이 제대로 안됐거나, 책이 제시하는 지식의 깊이가 나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므로 답답한 일이다. 그러나 '담론'의 책장을 다시금 읽을 땐 그런 답답함이나 불쾌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읽을 때 더 깊은 의미를 찾게 되고, 신영복 선생님께서 풀어주는 그 설명에 꼬리를 물고 나의 경험이 떠오르기 때문에. 삶의 진리에 가까운 무언가를 알아가고 있는 희열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참으로 보물 같은 책이다. 이렇게 곱씹으며 더디 읽다보니 아직까지도 절반밖에는 가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더욱 느리게 읽을 셈이다. 한 구절 한 구절 고민하고 깨달으면서.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기 전 반드시 한 번은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